'코로나19’로 실패? 온라인 시장 개척 ‘전화위복’
- 작성일2020/11/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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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델 제시한 ‘2020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
부산 박람회 추진도 무산
“전통문화 계승 멈출 수 없다”
비대면 온라인 전환 ‘결행’
박람회 세계화 초석 마련한
‘명상 웹컨퍼런스’ 호평
‘릴레이강연’ ‘라이브커머스’
다양한 주제에 젊은 층 선호
'오프라인' 대체 가능성 보여
2013년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불교계의 대표적인 문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매년 성장가도를 달렸고 올해 역시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감염증이라는 뜻밖의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대규모 법회나 행사는커녕 사람들 다수가 모이는 일 자체가 제재를 받았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대에 흥행은 고사하고 개최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불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온라인을 택했다.
올해 초 야심차게 추진했던 부산 박람회가 무산되면서 암울한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2013년 이후 7년 성과를 기반으로 수도권을 넘어 불교의 도시 부산 진출을 시도했다. 한국불교문화의 중심축인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 전통문화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계획이었다. 계획은 차곡차곡 진행됐고 새로운 이정표는 멀지 않아 보였으나 머지않아 물거품이 됐다. 올해 3월 부산 벡스코에서의 개막을 목전에 두고 코로나19가 몰려왔다.
초유의 바이러스 감염사태에 온 사회가 정지됐다. 세계보건기구(WTO)는 펜데믹을 선언했다. 국민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됐고, 그동안 전시장에서 관람객과의 직접 대면만이 존재했던 불교박람회도 설 자리가 없어졌다. 결국 부산 박람회는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취소해야 했다.
홍승도 불교박람회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전시준비를 위해 주최측에서 지출한 7000여만원이 고스란히 손해로 남았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국내 전시업계 전체가 이렇다 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취소와 유보를 결정하는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물론 부산진출 좌절에 아쉬워 할 겨를이 없었다. 바로 가을로 예정된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차질 없이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병은 잦아들지 않았다. 정부 부처를 포함한 박람회 관계자들도 행사개최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살알남으려면 돌파구는 만들어야 했다.
주최 측과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종무실 간의 오랜 논의 끝에 “그동안 박람회를 통해 발굴해온 전통문화콘텐츠들을 사장시킬 순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결론을 실현시킬 방법으로 나온 것이 곧 온라인 비대면 박람회다.
온라인의 최대 장점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박림회 조직위원회 역시 이러한 확장성과 지속성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다양한 온라인 전시사이트의 장점만을 뽑았다.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사이트를 개발하고 그 안에 방대한 데이터를 입혔다. 관람객의 편의성을 위해 홈페이지를 반응형으로 구축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마침내 11월5일부터 15일까지의 본행사 기간뿐만 아니라 연중 365일 상시전시를 할 수 있는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명상 웹컨퍼런스는 온라인 박람회만의 차별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명상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명상법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불교의 수행 현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예년과 같은 오프라인 박람회였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달라이라마를 초청할 수 있었다. 11명의 스님과 명사들에게서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듣는 ‘붓다스테이지-릴레이강연’도 인기가 높았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간 불교계에서 생소하기만 했던 온라인 시장의 개척이다. 온라인 행사 성격에 맞게 온라인 공간에서 관심군(群)을 이끌기 위한 다양한 홍보가 돋보였다. 인기 유튜버와 협업해 참가업체의 제품을 소개하는 ‘언박싱’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일례로 ASMR 전문 유튜버 ‘Veiled’가 농업법인 지리산 상선암차를 직접 내리고 시음하는 영상은 오픈 직후 조회수 2만 건을 달성했다. 2020전통문화우수상품공모전 대상작인 (주)넘버스의 ‘사불수행화첩 보디(Bodhi)’도 유튜브 상에서 상당한 호응을 받았다.
전통문화상품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 ‘라이브 커머스’ 또한 박수를 받을 만하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 박람회의 이점을 살려 참가 업체의 제품을 홈쇼핑처럼 소개하고 시청자가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콘텐츠다. 전통문화산업 분야에서는 첫 시도로 전해졌다. 전문 쇼호스트가 진행한 불교 주얼리 ‘자비미소’ 와 보이차 ‘투다헌’ 홈쇼핑 영상이 공개됐으며, 홈페이지와 연계한 깜짝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김윤태 투다헌 대표는 “코로나가 가져온 비대면 환경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들을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써준 주최측이 고민이 보인다”며 “영세하고 자본력이 취약한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에게 좋은 판로를 제공했다”고 반색했다.
전면적인 온라인 전환은 ‘젊은’ 불교박람회를 만드는 데에도 한몫했다. 그동안 불교박람회의 주요 관람객 연령대는 50~60대였다. 박람회 공동 주관사인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은 “변화된 환경과 높은 연령 고객층에도 불구하고, 기존 오프라인 시장보다 넓고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면서 참가업체와 관람객 모두에게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언텍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박람회 모델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인드풀 웰니스(MIDNFUL WELLNESS), 마음챙김으로 건강하게 행복하기’를 주제로 진행되는 2020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오는 11월15일까지 온라인 홈페이지(http://www.bexpo.kr/)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계속된다.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