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정등 (岸樹井藤)
상세정보
이 작품은 안수정등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수성목판화 작품입니다.
"안수정등"은 인생에 대한 비유설화로, 한 사람이 생사의 광야에서 코끼리와 쥐, 네 가지 뱀 등의 위협적인 상황에서 등나무 넝쿨을 생명줄 삼아 우물 속에서 살아남으며, 벌집에서 나오는 꿀물에 취해 생명의 위태함을 잊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삶의 어려움과 육도 윤회의 광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의 인생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 위협적인 상황에서도 등나무 넝쿨을 붙들고 버티며, 꿀물에 취해 위태로운 상황을 잊고 있는 중생의 태도는 우리가 삶을 비추어 보는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해 주는 이야기로 작가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주어 수행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조각하며 제작하게 된 목판화 작품입니다.
[안수정등 (岸樹井藤)] 이야기...
어떤 사람이 넓고 넓은 들판을 지나다가 성난 코끼리를 만났습니다.
그야말로 목숨은 풍전등화, 미친 듯 달려드는 코끼리 피하려고 도망치고 도망치다가 갈 곳이 없었는데 마침 우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물에 등나무 넝쿨이 밧줄처럼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 사람은 등나무 넝쿨을 붙들고 우물속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여길 보십시오.
우물 밑에는 4마리 독사가 아가리를 벌리고 혀를 날름거리며 사내가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물 위에서는 성난 코끼리가 으르렁거리고 우물 밑에서는 4마리 독사가 혀를 날름거립니다.
올라가도 죽고 내려가도 죽고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요 절체절명입니다.
등나무 넝쿨을 붙들고 우물 중간에 매달려 있으니 팔에 힘은 점점 빠져 가는데..
이거 정말 큰일 났습니다.
사내가 붙들고 있는 등나무 넝쿨을 흰쥐와 검은 쥐가 교대로 갉아 먹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사내는 올라가도 죽고 내려가도 죽습니다.
흰쥐와 검은 쥐가 교대로 갉아 먹고 있으니 이대로 두어도 죽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십시오.
등나무 넝쿨위에 벌통이 달려있는데, 이 등나무 넝쿨에 매달려서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이 사내의 혓바닥에 벌통에서 꿀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내려가도 죽고 올라가도 죽고, 그대로 있어도 죽게 되어 있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이 사람은 이 꿀 방울을 한 방울씩 받아먹느라고 일부러 혓바닥을 내밀고 있습니다
성난 코끼리 저승사자요
흰쥐 검은쥐는 낮과 밤.
등나무 넝쿨은 명줄이요
4마리 독사는 지수화풍(地水火風).
우물 밑바닥은 지옥입니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이 목숨
그래도 꿀맛이 좋다고 아우성치고 싸우고 속이고 빼앗고 웃고 울며 사는 인생.
바로 우리 인생의 처지가 이 우물 속에 이 사내의 신세와 똑같은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십시오
성내지 마십시오
천년만년 산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으면
일생살이는 갈수록 괴로워지고 불행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작품이 닿는 모든 분들께 진리의 향기와 빛이 피어나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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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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