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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원으로 떠나는 가을 산사여행 허정철 기자 2016.09.22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성효스님)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6년 가을 여행주간을 맞아 체험이벤트 ‘행복만원(幸福滿願)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서울 조계사, 진관사, 국제선센터를 비롯해 전국 83개 사찰이 동참하는 ‘행복만원 템플스테이’는 1박2일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1만원에 체험할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이다. 꽃길 오감만족 걷기, 향낭 만들기, 숲길 걷기, 소금만다라 등 산사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참가신청은 오는 10월24일부터 11월6일까지 홈페이지(fall.templestay.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참가대상은 내외국인 5000명이며 참여 인원 도달 시 마감한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기념품도 제공되며, 사찰에 따라 미취학 아동은 무료로 동참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자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이벤트(https://www.facebook.com/templestay)와 다양한 선물도 준비돼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주간’을 맞아 불교문화사업단이 봄, 가을로 운영하고 있는 행복만원 템플스테이는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인터넷 전용예약 페이지를 개설해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은 결과, 페이지 개설 10일 만에 1만 명이 예약을 신청해 조기 마감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 청도 운문사 명성 스님 평전소설 출간! 최고관리자 2016.09.21

       한국 비구니 역사의 산증인
      비구니계의 큰 별, 명성 스님 일대기!
       
      청도 운문사를 한국을 대표하는 비구니 교육 도량으로 일궈낸 명성 스님의 일대기 명성이 불광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비구니 교단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비구니의 계맥과 명성 스님이 일군 운문사에 대한 찬사가 늘어가고 있다. 명성 스님의 유발상좌로 30여 년 스님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우담바라의 작가 남지심이 비구니계의 큰 스승 명성 스님의 발자취를 평전소설로 꾸몄다. 명성 스님이 생존해 계시고, 책 속에 생을 정리해 놓은 자료들이 많아서 평전 쪽에 가깝다. 이 책은 한국 비구니사를 연구하는 데 활용해도 도움이 될 만하다.
      명성은 명성 스님의 수행자, 교육자, 행정가, 지도자로서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였다. 그러나 단순히 명성 스님의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스님의 생 자체가 한국 근현대 불교사의 산증인으로서 한국 비구니 역사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명성은 우리나라 삼국 시대부터 해방 후 불교 정화 운동까지 한국 불교사에 대해 생생하게 다루고 있어 역사의 현장을 보는 듯하다. 또한 부처님 재세 시 비구니 교단 스님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중국, 인도, 남방권 불교국가의 비구니계 역사와 현 상황까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국 비구니사는 물론, 세계 비구니사를 꿰뚫게 될 것이다.
      명성 스님은 폐허와 다름없던 운문사에 와서 40여 년간 운문사 강원을 세계에 드러내도 손색이 없는 운문승가대학으로 탈바꿈시키고, 선원, 율원을 갖춘 대가람으로 일으키기까지 혼신의 힘을 쏟았다. 그 힘겹고 드라마틱한 여정을 있는 그대로 작가가 섬세한 필체로 그려낸 명성은 마치 한 편의 장엄한 교향곡을 들은 듯 감동을 안겨준다.
      명성에서 운문사 학인들의 생활 모습을 빼놓을 수 없다.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농사짓던 이야기, 사교반 집단 탈출 사건, 감 서리 갔다가 사달이 난 이야기, 간담을 서늘하게 한 화재 사건 등 학인들과의 재미있는 일화들은 절로 웃음 짓게 한다. 매사에 철두철미한 스님이지만 학인들을 포근히 감싸주는 어머니 같은 모습은 가슴 찡하게 한다.
      그 밖에 명성 스님의 수행 이야기에는 각 사찰의 창건 설화, 관세음보살 전생 이야기, 스님들의 일화 등이 녹아 있어 읽을거리가 다양하고 흥미롭다.
       
       
      비구니 교육이란 시대적 짐을 짊어지고
      승가 교육에 새 바람을 일으킨 큰 스승
       
      명성 스님은 1930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출생. 1952년 합천 해인사 국일암에서 선행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다. 23세 되던 해 아버지 관응 스님이 출가의 길을 권유했다.(관응 스님은 유식학의 대가로 당대 최고의 강백이었고 최초로 무문관에서 6년간 수행을 마친 선승으로 존경받았다. 2004년 입적하였다.)
      197040세 때 명성 스님이 운문사 강원에 강주로 왔을 당시만 해도 강원 교육은 서당에서 훈장이 가르치는 방법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명성 스님은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의 틀을 깨고 모든 수업을 논강식 교육 방법으로 바꾸었다. 또한 절집 공부만으로는 안 된다고 여기고 외학(外典)과의 연계성을 강조하였다. 미술, 외국어, 심리학, 철학, 유학, 다도, 꽃꽂이, 피아노, 서예 등을 교과목에 넣었다. 그 당시 경상북도 산골에서 이런 교육을 한다는 것은 시대를 앞서 간 획기적인 일이었다. 절에 들어오면 여성성을 제거하고 남성을 닮은 중성이기를 강요하던 시절에 명성 스님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살려 포교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니! 승가 교육 현장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부승 제도를 복원하여
      한국 비구니사()에 한 획을 그은 비구니계의 등불
       
      명성 스님은 비구와 비구니는 다 같은 부처님의 제자로 그 위상이 대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초로 비구니가 비구니로부터 전강을 받는 전통을 만들었다. 1983년 명성 스님은 평소 존경했던 화산당 수옥 스님에게 법제자로 위패 건당을 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만들고(수옥 스님은 금룡 스님, 혜옥 스님과 함께 근대의 3대 비구니 강백 중 한 사람이다.), 1985년 두 제자 흥륜, 일진 스님에게 전강을 함으로써 기둥을 만든 것이다. 이 전강 의식은 비구니 손으로 역사의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비구니사에 기록되었다. 비구니 강사가 배출되어 비구니를 직접 가르치는 여법한 이부승 제도가 되살아났으니, 끊어졌던 강맥을 복원시킨 명성 스님의 생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비구니 위상이 높아지자 종단에서도 비구니가 비구니에게 직접 계를 주는 별소계단을 만들었다. 2001년부터 다시 구족계 별소계단이 만들어져, 이제 비구니스님은 비구스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불교 교단의 한 축을 감당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비구니스님들의 노고가 있었고, 그 중심에 명성 스님도 있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비구니스님들의 버팀목이자 거울
      탁월한 불교 여성상(OWBA)’을 수상한 세계 불교계의 지도자
       
      명성 스님은 1970년 운문사에 와서 방학 때가 되면 권선 순례에 나섰다.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학인들이 공부하는 데 필요한 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였다. 스님은 70세가 되기까지 39동의 건물을 신축하고 10동의 건물을 보수하여 전국 최대 규모의 비구니 교육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는 가운데 40여 년 동안 2,000명의 비구니스님을 배출하였다.
      벼룩 서 말은 끌고 갈 수 있어도 중 셋은 데리고 가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명성 스님은 자로 잰 듯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엄하게 교육하는 한편, 허물을 다 덮어주는 포근한 어머니가 되어 주었다. 그래서 학인들 마음속에 명성 스님은 관세음보살처럼 자리하고 있다.
      명성 스님은 육군사관학교에서 사경 법회를 주관하고, 논산훈련소 군법당에서 전계사로 3,500명의 현역 군인들에게 계를 주는 수계 의식을 치렀다. 비구니스님이 전계사가 되어 수천 명의 군인들에게 계를 준 것은 명성 스님이 처음으로 역사적인 일이었다. 이는 군 포교의 이정표가 되었다. 스님은 지금도 수계 법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명성 스님은 법계장학회법륜비구니장학회를 만들어 불교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명성 스님은 2007년 조계종 명사 법계에 품서되어 불교계의 큰 어른으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UN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탁월한 불교 여성상’(OWBA)을 수상하는 등 세계 불교계의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존경할 수 있는 분을 만나는 일이라고. 많은 독자들이 명성 스님을 만나는 행복을 누리기를 빈다.
       
       
      지은이: 남지심
       
      명성 스님의 유발상좌로서, 30년 전부터 더해진 깊은 흠모의 마음을 한 권의 소설 명성에 담았다.
      강릉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1980년 장편공모에 <솔바람 물결소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화엄만다라를 그리듯 특유의 섬세하고 종교적인 시선으로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글을 써 오고 있다.
      주요 작품집으로는 우담바라(4), 연꽃을 피운 돌, 한암, 담무갈(4), 청화 큰스님(2), 욕심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새벽하늘에 향 하나를 피우고등이 있다. 대표작인 우담바라는 총 600만 권이 팔린 밀리언셀러로, 불교를 세상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례
       
      1 어렴풋한 아버지의 얼굴
      2 오대산 품 안에서 자란 산골 소녀
      3 명성아, 작은 소리로 읽어라
      4 인천(人天)의 스승이 되는 길
      5 호거산 자락에 부는 새 바람
      6 부처님, 저는 지금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7 꺼지지 않는 법등
      8 즉사이진(卽事而眞), 매사에 진실하라
      9 끊어졌던 강맥을 복원시키다
      10 복은 준비된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11 가장 아름다운 만남
      12 부처님의 딸
      13 공덕의 숲, 화엄동산
      명성 스님 행장 및 연보
       
       
      본문 중에서
       
      임호가 밥도 먹지 않고 울며 지내기를 사흘이 되던 날 저녁에 관응 스님은 임호 앞에 놓인 자퇴 용지를 자신 앞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아픈 데가 있으면 아픈 부위를 의사한테 보여야지 숨기고 있으면 되겠느냐?”
      임호는 스님의 말이, 음악회에 가고 싶으면 와서 당당히 말하고 가야지 그렇게 몰래 가면 되겠느냐는 말로 들렸다. 임호는 그 일을 통해 모든 일은 진실하고 솔직하게 거짓 없이 드러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51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일인데 더 이상 끌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를 불렀다. 내 생각엔 네가 출가를 했으면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관응 스님의 제안을 받은 임호는 어리둥절했다.
      사람들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놓여 있는데 그중에서 출가 길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이 길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너한테 권하겠느냐?”
      스님의 뜻을 안 임호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64
       
      강주로 있던 경봉 스님도 명성, 묘엄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두 비구니를 강사로 키우려고 애썼다. 그래서 명성이 수업 중에 경을 크게 읽으면 이렇게 야단을 쳤다.
      명성아, 작은 소리로 읽어라. 평생 써 먹을 목청을 그렇게 함부로 쓰면 되느냐?”
      평생 써 먹을 목청이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는 뜻은 명성의 앞날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p.97
       
      하얀 김을 뿜고 있는 놋대야를 바라보던 명성 스님 눈가가 붉어졌다. 자신을 위해 겨울이면 숯불 위에 놋대야를 올려놓고 세숫물을 데워 주던 어머니, 어머니와 동생은 이 추운 겨울에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힘없는 어머니와 힘없는 동생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을 모습을 떠올리는 순간 명성 스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103
       
      그러자 김동화 박사는 몹시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학기부터 내가 강의하던 원시 불교를 스님한테 주려고 했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게 좋겠어요. 시골에서 하는 공부는 서울에서 낮잠 자는 것과 같아요.”
      김동화 박사의 말을 듣고 명성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동국대학교 강의는 할 사람들이 많지만, 운문사 비구니 강원 강사는 할 사람이 없어요. 제가 가서 해야겠어요.”
      명성 스님은 10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1970년 운문사로 내려가 비구니 강원 강사가 되었다. -128
       
      차 마시러 내 방에 와요.”
      과자 먹으러 내 방에 와요.”
      사탕 먹으러 내 방에 와요.”
      손수건 하나씩 줄게 내 방으로 와요.”
      이렇게 해서 명성 스님은 마침내 학인들 입에서 스님 생각이 옳은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추진위원회를 조직해서 스님이 하시는 일을 돕겠습니다.’라는 답을 얻어 냈다. -225
       
      이렇게 해서 전강 의식은 끝났다. 명성 스님은 비구니 강사인 수옥 스님에게 위패 건당을 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만들었고, 이제 두 제자에게 전강을 함으로써 기둥을 만들었다. 앞으로 수많은 비구니 강사들이 배출돼서 각각 가지와 잎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나무 가득 꽃을 피우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열매를 세세생생 맺어 갈 것이다. 1985년 운문사 강원에서 이루어진 제1차 전강 의식은 참으로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238
       
      그동안 몇 번 운문사로 돌아와 공무를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지만 명성 스님은 추운 겨울을 권선 순례로 보냈다.
      그렇게 권선을 마치고 운문사로 돌아온 날 저녁, 명성 스님 입에서 어금니 두 개가 빠졌다. 이 사실을 누가 알까? 함께 살고 있는 시자스님은 알았을까? 아마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명성 스님은 자신의 입에서 어금니 두 개가 빠져 나갈 만큼 힘들었음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음으로……. -253
       
      환갑이 되던 해에 무문관에 들어가서 6년 만에 나왔으니 그때 관응 스님은 60대 중반이었다. 하얗게 긴 수염을 한 관응 스님이 무문관 문을 열고 나오자 불자들 1천여 명이 존경의 마음을 가득 담고서 눈물을 흘리며 스님을 맞았다. 그때의 자랑스러움이란! 명성 스님은 대중 뒤에 숨어서 조용히 관응 스님의 모습을 지켜보았지만 딸로서의 자랑스러움을 숨길 수는 없었다. -288
       
      회주스님은 당신이 한 일(업적)에 대해 굉장히 집착하고 계실 것 같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으세요. 일단 마무리한 일이 당신 손에서 떠나면 그 순간 머릿속에서도 그 일이 떠나는 것 같아요.”
      명성 스님은 항상 1%의 지시와 99%의 확인이라고 말한다. 이게 스님이 일을 처리해 온 방식이다.
    • 풍류와 감성 담긴 조선시대 편지지 만난다 조장희 기자 2016.09.20     

         
      ▲ 아미타불 시전지
      조선시대 편지지에 담긴 옛 선조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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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가을특별전 선비의 예술, 시전지925~1120일 진행한다. 조선 중·후기에 만들어진 시전지 목판과 시전지 70여점, 선비들이 좋아했던 청나라 시대 다양한 색의 목판화 시전지 100여점, 화보류 30여점 등 총 200여점이 전시된다.

      시전지란 시나 편지를 쓰기 위해 만든 종이로 목판에 새긴 무늬를 찍어 제작했다. 선비들의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사군자 무늬가 가장 많이 사용됐고 길상이나 편지를 의미하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시전지는 편지에 담긴 내용과 어우러져 편지의 의미를 한층 멋스럽고 품위 있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 청후기 시전지
      시전지는 고려시대부터 사용됐으나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부터다. 16~17세기에는 글을 쓰기 용이한 죽책문양 시전지가 통용된 반면, 17세기 중반~18세기 후반에는 죽책문양이 사라지고 종이의 한쪽에 작은 문양이나 문구가 새겨진 형태의 시전지가 사용됐다. 이후 중국을 왕래하던 선비들이 북경의 문화거리인 유리창(流離廠)에서 다양한 목판화 시전지를 수입하기 시작했으며 19세기 후반에는 조선 화상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선비들의 기호품이 됐다. 청나라 시전지 유입으로 종이 크기가 작아지고 규격화됨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종이에 화려한 문양이 찍힌 시전지가 유행했다. 시전지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지역의 전통문양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개자원화보(산수보)
      특히 화보류는 조선시대 선비와 화가들의 미술교과서로 사용됐던 것으로 시전지의 문양에도 영향을 줬다. 이번에 전시되는 십죽재화보15세기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중국판화사에 획을 긋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이 화보를 바탕으로 시전지인 십죽재전보가 제작됐고 이후 시전지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시전지와 화보를 이 시대의 동양문화 컨텐츠로 만들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시전지에 시 한편을 적어 가까운 지인에게 보내는 마음의 여유를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판화박물관은 특별전 기간 동안 직접 목판화를 새겨 시전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주말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033)761-7885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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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명품茶’ 한자리 만나는 문화축제 허정철 기자 2016.09.20

         
       
      세계 명품차를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2016 명원세계차박람회’의 막이 올랐다.

      재단법인 명원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등의 후원으로 오늘(9월20일) 오후2시 서울 코엑스(COEX) B홀에서 ‘2016 명원세계차박람회’ 개막식을 열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박람회 조직위원장인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스님을 비롯해 서울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정세균 국회의장,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국내외 차인 등 사부대중 5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성우스님은 이 자리에서 “우리 차를 가까이 하며 우리 전통문화의 자긍심을 갖고 우리 차 문화산업 발전에 공헌하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감사를 전하는 것이 이번 박람회의 큰 의미”라며 “박람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차의 아름다움과 우리 차의 정서를 다시한번 마음깊이 느껴보는 계기가 되길 기원 한다”고 격려했다.

      이어 박람회 대회장인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박람회는 우리 녹차, 발효차와 함께 세계다례시연, 월드티심포지엄 등 문화, 교육, 산업이 함께 어울려 큰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6차산업화의 장”이라며 “더불어 온 가족이 차를 대하는 가족행사인 만큼 차향의 아름다움을 가정 안에서 늘 느낄 수 있는 ‘차의 날’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했던 차 문화를 되살리고, 세계 차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번 박람회에는 100여 개의 차 생산자, 차 관련 문화업체와 기관들이 대거 참가해 주목된다. 더욱이 2014년, 2015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것으로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먼저 이날 개막식에 앞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우수한 명차들을 찾아보는 ‘세계명차품평대회’가 열렸다. 이어 차 문화 산업에 기여해온 다인에게 공로상, 학술상, 교육상을 수여하는 ‘국제차문화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와 더불어 이튿날인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세계적인 국내와 해외 차 전문가 7인의 릴레이 홍차특강과 문화 국제심포지엄도 열린다. 이를 위해 셰린 존스톤 호주 티마스터즈 대표, 미국 차 작가 바베트 도날드슨, 유웨이 중국 차산업농업위원회 사무총장, 샨다나 아베이싱허 스리랑카 웨이얌바대 박사, 로멘 샨드라 고고이 인도 토크라이 차 연구소 품평가, 유양석 한국차학회 부회장 등이 동참한다. 일본 일다암의 제14대 대종장 쓰쿠다 이카의 일본 전통 센차 다도시연과 한국전통다례의 소개로 풍류와 함께하는 선비다례 등 국내외 전통다례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이외도 차 관련 서울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서울무형문화재 특별전’, 차 관련 도자기, 다식, 의상 등 국내외 찻자리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티아티스트콘테스트·찻자리’, 전통 목가구 전시, 세계차시연 등 박람회가 회향하는 23일 오후2시까지 3일 동안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 300년 전 ‘이모티콘’, ‘시전지 특별전’ 열린다 노덕현 기자 2016.09.19      [현대불교=노덕현 기자] 카카오톡 ‘라이언’, ‘무지’ 등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이모티콘. 이런 이모티콘과 비슷한 것이 300년 전에도 있었다면? 옛 선비들이 문양이 섞인 편지글을 쓸 때 사용했던 ‘시전지’를 주제로 한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9월 25일부터 11월 20일까지 원주 고판화박물관에서 ‘선비의 예술
    • 현대불교문인협회 창작수련회 10월15일 안직수 기자 2016.09.19

      불교문인들을 대상으로 한 가을창작수련회가 오는 10월15일, 16일 이틀간 서울 흥천사에서 열린다. 현대불교문인협회는 15일 홍성란 시조시인 초청 특강을 시작으로 시화작품집 출판기념회, 시낭송회 등을 개최한다. 시화로 제출된 작품은 흥천사에 1년간 전시돼 사찰을 찾는 사람들에게 공개된다.

      이어 16일에는 인사동에서 ‘회원의 시간’을 갖고 회원간 교류와 화합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불교문예 편집실로 9월30일까지 등록하면 된다.

    • 익산 미륵사지 복원·정비 위한 발굴 착수 신성민 기자·조동제 전북 지사장 2016.09.19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조동제 전북 지사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익산 미륵사지의 복원·정비를 위한 발굴이 추진된다. 문화채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배병선)는 9월 22일부터 익산 미륵사지 제17차 발굴조사를 진행한다.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재발굴강당지 남쪽·中院 등 주요 대상미륵사지 기초 자료 확보 기대이번 발굴은 지난해 중원 회랑지와 강당지
    • 음악으로 내면 팔정도 환기시킨다 조장희 기자 2016.09.13     

         
      ▲ 팔정도를 마음의 여덟 가지 길로 해석한 음반 ‘풍수-팔정도’.
      팔정도를 마음의 여덟 가지 길로 해석한 음반이
      920일 발매된다.

      앨범은 인도 전통악기 사로드연주자 친마야 던스터의 곡에 오쇼 라즈니쉬의 팔정도에 대한 설명이 더해져 내면의 팔정도를 환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산투르, 켈틱 하프, 플롯, 기타 등 서양의 현악기와 인도의 산로드가 절묘한 하모니를 이뤄 동·서양인 모두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실용가이드가 삽입돼 명상, 힐링 테라피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친마야 던스터는 팔정도의 정수는 내면세계에 변화를 가져다 주는 데 있다음악을 통해 내면의 팔정도가 일깨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1661-3164
         
      ▲ 인도 전통악기 ‘사로드 연주자’ 친마야 던스터는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 내면의 팔정도가 일깨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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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공간에 초대된 젊은 작가들 조장희 기자 2016.09.12     

      서울노인복지센터 탑골미술관(관장 희유 스님)930일까지 ‘2016 미술관 신인작가 지원사업 단체전-도약의 단초 season2’를 진행한다.

      도약의 단초 season2’는 신인작가 지원사업 2차 심사로 1차 심사를 통과한 5명의 작가가 꾸미는 단체전이다. 전시기간 동안 전문심사위원의 2차 심사와 더불어 관객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최종 1인을 선발한다. 선발된 작가는 2017년 초 탑골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919~23일 오전 1030분부터 작가와의 대화를 열어 하루 1명의 작가가 관객에게 작품 소개를 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탑골미술관 관장 희유 스님은 젊은 작가들과 어르신들이 적극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 올해 서울노인영화제, 본선 진출작 선정 조장희 기자 2016.09.12     

      서울시와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희유 스님)가 주최하는 제9회 서울노인영화제의 본선 진출작이 결정됐다. 지난 5월30일부터 두 달 동안 진행한 단편경쟁부분 작품공모에 접수된 총 189편의 작품 중 39편이다.

      10월20~22일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노인섹션 20편, 청년섹션 19편의 본선 진출작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심사를 거쳐 부분별 수상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부문별 대상 1편에 300만원, 부문별 우수상 1편에 100만원, 부문별 장려상 2편에 5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또 부문별 관객심사단상 1편에는 20만원, 관객상은 10만원이 수여된다.

      서울노인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출품작들은 미학적 완성도나 인권감수성 측면에서 다채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인부문에 대해서는 장애·부양의 문제, 노년의 노동 등 속 깊은 이해를 만날 수 있었다인생선배로서 노인감독들의 자리를 생각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청년부문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 세대공감에 대한 작품들을 보면서 영화는 시대의 창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됐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조장희 기자 banya@baeopbo.com

       

    • “불자 꿈나무들도 자유롭게 음악할 수 있어야죠” 조장희 기자 2016.09.12     

         
      ▲ 불자 바리톤 김재일 성악가는 앞으로 관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는 또한 성악을 통한 불교포교를 발원했다.

      지난 6월2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힐링 독창회 힘(HIM-Happiness In Music) 콘서트’가 열렸다. 불교 공간에서 클래식 성악 무대가 마련된 것도 이색적이었지만 더욱이 스피커 등의 음향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진행된 공연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무대에 오른 이는 김재일씨. 불자로는 드물게 국내 정상급 성악가의 반열에 오른 바리톤이다.

      성악계에 몇 안되는 불자
      서울대·독일 음대서 공부
      내면 표현 뛰어난 성악가
      불교음악가들 연대 필요


      기존 팬들도 최고의 공연이라 꼽았던 공연이었지만 색다른 시도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기계음이 만연한 시대, 사람들이 과연 음향기기가 배제된 자연 성량의 소리에 감동을 느낄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그는 대중에게 살아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심장소리, 목소리, 숨소리는 살아있는 몸에서 나오는 살아있는 소리죠. 한 공간에서 함께 진동을 느끼는 감동은 대단합니다. 안에 있는 이들 모두 하나가 될 수밖에 없죠. 이런 곳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관객들은 외면합니다.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건 진심을 다한 공연입니다.”

      전통문화예술공연장이 불교문화포교의 상징적 공간이 되길 바라며 시작한 공연이었다. 그는 살아있는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다. 또한 음악의 힘을 더 믿게 됐다. 관객들이 점점 마음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때로는 감동하는 표정에 그는 점점 확신을 갖고 노래를 부르게 됐다. 그리고 관객과 하나가 되어 공연을 하게 됐다. 하나가 된 청중들을 보며 불교문화포교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그 필요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교 음악의 열악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불교계엔 전문 성악인으로 이뤄진 전문 합창단이 없습니다. 음악 꿈나무들이 보고 배울 기준과 모델이 없는 것이죠. 요즘 각 사찰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도 사찰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특성과 전통을 살리기보다는 유명연예인 일색입니다. 일반인들이 불교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산사음악회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불자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자연스럽게 불교를 종교로 받아들였다. 절에 가면 향냄새가 좋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반야심경’을 외는 그를 어른들은 귀여워했다. 어릴 때부터 잘했던 노래를 전공으로 삼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에 성악을 전공으로 택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음악 공연은 이것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보러갔던 공연에서 음악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마음먹고 본격적으로 성악을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위로와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했다. 대다수가 기독교신자인 성악계에서 불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자신의 노래도 부처님처럼 넉넉하게 세상을 품을 수 있길 발원했다.

         
      ▲ 성악가 김재일씨의 독일 오페라 공연.

      그는 서울대 음대와 독일 뒤셀도르프 로버트 슈만 음대를 졸업하고 2004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국립극장에 오페라 ‘루치아’의 엔리코 역으로 유럽무대에 데뷔했다. 한국무대에는 2008년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제르몽 역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했다. 특히 2010년 독일 바이로이트 포룸 음악축제에 초대돼 바이로이트 시립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외투’와 ‘쟌니스끼끼’의 주인공역을 동시에 맡으며 찬사를 받았다. 한국과 유럽의 언론에서 성악적 요소와 연기자적 요소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돋보이는 성악가, 풍부한 성량으로 코믹스런 연기뿐만이 아닌 내면적 섬세한 연기까지도 깊이 있게 잘 표현해내는 성악가로 호평을 받고 있는 그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점점 강해졌다.

         
       
      “음악인은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부정적인 에너지를 좋은 쪽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 행복하다면 그것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불행한 것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톱니바퀴가 있다면 저는 음악으로 그 톱니를 채우고자 합니다. 나아가 부처님 가르침을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습니다.”

      그는 앞으로 ‘힘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열고 관객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점점 넓혀갈 계획이다. 관객들에게 힘을 주고 그 또한 힘을 받아 불교 음악 꿈나무들이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말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가불가 음악가들의 역량 강화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불교 음악계에 그의 시도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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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 몸짓이 만들어 낸 선묵화 조장희 기자 2016.09.12     

         
      ▲ 김양수作,사랑, 22cmX34cm.

      연둣빛 개구리의 눈에는 진홍색 꽃이 유난히 크게 보인다. 바람에 날리는 꽃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꽃에 매료된 개구리를 바라보는 또 다른 개구리가 있다. 그에게는 꽃을 바라보는 개구리가 꽃이다. 꽃이 지나가면 개구리도 다른 곳으로 가버릴지 모르나 순간일지라도 바라볼 수 있음이 꿈결 같다. 바람이 가고 꽃이 가고 개구리마저 떠나도 순간은 마음에 영원히 각인된다.   

      선의 세계를 담백하게 표현하는 선화가 김양수 화백이 9월27일~10월5일 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26번째 개인전 ‘개구리들의 몸짓은 바람을 만든다’에서는 유년시절부터 함께해온 개구리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유년시절 김 화백은 부종에 시달렸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했지만 산골에서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곤 개구리뿐이었다. 뒷다리를 죽으로 쒀서 먹자 몸의 붓기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날 아픈 몸을 치유해준 개구리의 희생에 대한 참회를 더해 붓을 잡았다. 25점의 작품 속 개구리들은 금방이라도 캔버스에서 뛰쳐나올 듯 생생한 모습이다. 개구리들은 우리의 일상과 희로애락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 화백은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원형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특히 “집약된 절제미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연의 소리는 내 마음의 무늬에 따라 선율을 만들어 낸다”며 “붓이 가는 길과 마음이 가는 길이 결코 둘이 아님을 알고 그 길의 원형을 찾아 일상에 집중했다”고 작업의 소감을 밝혔다.

      세로토닌문화원에서 세로토닌 문인화 수업을 진행하는 이시형 박사는 “어느 한구석 막힘없고 거침이 없는 그의 작품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며 “그와 함께하는 시간은 우리에게 큰 위안이고 치유”라고 이번 전시를 소개했다. 053)622-8456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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