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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화와 함께 떠나는 ‘특별한 여행’
허정철 기자
2016.04.26
‘문화독립투사’ 간송 전형필
정신 계승해 설립한 미술관
여섯 번째 ‘문화기획전’ 마련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조선시대 대표 화가 30여 명
작품 한 자리에 선보여 눈길
간송 전형필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간송미술관이 오는 8월28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풍속인물화-일상, 꿈 그리고 풍류’전을 연다. 사진은 전시회에서 선보일 김홍도 작 ‘염불서승’. 사진제공=간송미술문화재단 ‘문화 독립투사’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간송미술관이 조선시대 풍속 인물화의 진수를 선보이는 기획전으로 사부대중을 만난다.
간송미술관은 지난 20일 개막해 오는 8월28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풍속인물화-일상, 꿈 그리고 풍류’전을 연다. 그동안 간송 전형필, 보화각, 진경산수화, 매난국죽, 화훼영모 등을 주제로 열렸던 ‘간송문화전’의 여섯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물화 80여 점을 ‘일상’, ‘꿈’, ‘풍류’를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또 전시장에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과 구범석이 고미술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들을 배치한다. 특히 불교를 주제로 한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불교계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 인물화는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풍속화와 불교, 도교사상 등이 깃들어 있는 도석화로 나뉜다. 풍속화와 도석화가 주로 전시된 이번 전시에는 조선전기 화가 안견의 제자 석경으로부터 춘곡 고희동에 이르는 조선 500년 역사를 대표하는 화가 33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간송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모은 것이 조선시대 회화”라며 “풍속화의 시작은 사대부였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완성시킨 것은 단원과 혜원이고, 이번 전시에는 풍속화와 도석화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염불하며 서방 정토로 올라가는 수행자를 표현한 김홍도의 ‘염불서승(念佛西昇)’이 눈길을 끈다. 깎은 머리의 뒷모습이 투명하도록 정갈해 보이는 스님이 연꽃과 연잎으로 장식한 구름 방석에 앉아 흰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고 있다. 머리에서는 두광(頭光)이 피어나 보름달처럼 하늘을 밝히고 구름은 서방 극락세계로 끝없이 이어진다. 화면 전체를 푸른빛으로 그려 하늘을 상징하고, 회색 장삼은 햇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담담한 묵법으로 표현했다. 또 구름과 연꽃 및 연잎, 옷 주름을 만들어 내는 필선은 부드러우면서 사람의 육신을 떠받들 만큼 강인한 힘이 숨겨져 있다. 이는 김홍도가 만년에 터득해 낸 외유내강이 흐르는 구름선법(流雲線法)이다.
이정 작 ‘문월도’. 사진제공=간송미술문화재단 조선 중기 대표적인 문인화가인 탄은 이정의 ‘문월도(問月圖)’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믐달 아래 바위에 걸터앉은 선인이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킨다. 도포 한 자락만 걸친 듯 입고 있을 뿐 더벅머리와 맨발의 격식 없는 모양새는 세속에서 벗어난 경지를 말해준다. 달을 바라보며 얼굴에 가득 담은 천진한 웃음은 세상바깥의 이치를 깨달은 고승의 모습과 닮아있다.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을 대표하는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한양 풍류생활을 주도하던 여인을 그린 것으로 명주실 같이 가늘면서도 철사와 같이 탄력 있는 세금선(細金線)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당시 사회제도상 여염집 규수는 외간 남자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던 만큼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풍류세계에 몸담고 있었던 기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지금은 잊혀진 선조들의 삶과 꿈을 체험하는 시간 여행이자, 과거를 거울삼아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역사 기행”이라며 “바쁜 현대인에게 해학과 풍자가 어우러진 푸근한 휴식과 넉넉한 풍류의 멋을 맛을 유감없이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은 ‘삼국~조선말~근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 있으며, 서화는 물론 조각과 공예 등 거의 모든 미술 분야를 아우른다. 국보 12건, 보물 10건 등 22건의 국가 지정문화재와 뜰에 전시된 석탑, 부도, 불상 등을 소장하고 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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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과 공덕으로 이룬 ‘사경세계’
허정철 기자
2016.04.26
허유지 작 ‘관세음보살도’. 한국사경연구회는 27일부터 오는 5월3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3층에서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제11회 회원전을 연다.
‘켜켜이 쌓아올린 발원, 그 공덕의 세계 사경(寫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원전에는 김경호 연구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허유지 연구회장 등 회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통사경을 계승한 작품으로 권자본, 절첩본, 선장본과 현대사경 창작품은 물론 묵서, 금니, 은니, 경면주사 등의 전통재료로 서사한 사경작품 80여 점을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회원전 부대행사로 5월13일 오후4시 서울 인사동 미술세계 아카데미에서 ‘한국 전통사경의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한 김경호 명예회장의 특강도 열린다. 또 한국 전통 금사경 제작법 설명과 시연회도 갖는다.
회원전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발원과 공덕의 세계라는 주제를 담아서 사경한 것으로 모든 종교는 기원과 발원으로부터 출발하듯 사경수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발원으로부터 시작한다는 뜻이 담겼다”면서 더불어 특강을 통해 수행의 의미를 담아 정교한 붓놀림으로 보여주는 예술사경에 대해 배우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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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의 가르침’이 한 자리에
허정철 기자
2016.04.26
금동신묘명삼존불. 용인 호암미술관이 오는 11월6일까지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재조명하는 ‘세 가지 보배 : 한국의 불교미술’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불교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요소인 불·법·승, 삼보(三寶)를 기준으로 총 3부로 구성해 팔상도 등 국보 7점, 보물 7점을 포함해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불보(佛寶), ‘부처의 세계’에서는 한국불교의 신앙의 대상이었던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등 불화와 불상, 공예품을 선보인다. 법보(法寶), ‘부처의 가르침’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문자화한 사경, 인쇄전적, 관련 공예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승보(僧寶), ‘구도의 길’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는 승가의 이미지를 회화와 불구를 통해 소개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부처님의 삶이 보여주는 자비, 불법에 녹아있는 지혜, 승가가 보여주는 실천정신을 불교미술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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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번 붓질이 만든 자유로운 수행자의 화폭
남수연 기자
2016.04.25
▲ 법관 스님 作 ‘禪-2015’.
색, 선, 면의 만남을 통한 비구상 작품으로 선화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법관 스님(강릉 능가사 주지) 개인전이 열린다. 애플갤러리 초대로 4월27일~5월3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 1,2층에서 열리는 ‘禪-2016’은 2014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비구상작품의 연장선이다.
4월27일~5월3일 선화랑1,2층
색·면·선이 스스로 탄생시킨
자유·균형·여유의 평면 공간
부지런히 화폭 위를 오가는 붓끝을 따라 만들어지는 선은 평면의 화폭 위에 무한의 변수로 살아 움직인다. 하지만 무질서와 방만이 아니다. 화폭은 더함도 덜함도 없는 균형감으로 안정돼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은 화폭을 가득 채우는 듯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여백을 만들고 점을 만들며 처음에 지녔던 색과는 또 다른 색으로 변화한다. 법관 스님은 그것을 ‘스스로 그러하다’고 말한다.
“선을 그리는 것은 나지만 그 선과 선이 만나면서 선 스스로가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융합한다. 스스로 반응해서 드러나는 색과 면, 깊이를 기다리며 바라보는 과정이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
붓은 그저 선 하나를 그을 뿐이지만 정성 다한 손놀림이 멈추지 않았기에 선은 면이 되고 점을 낳는다. 똑같은 형태의 면이나 점이 하나도 없는 이유다. 의도된 형태와 배치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수행자의 모습과 닮아있다. 수행은 숨 막히는 치열함이지만 그 수행이 세상에 돌려주어야 할 것은 인위적인 엄숙주의가 아니다. 숨 쉴 공간, 조화, 깊은 사유다. 스님의 화폭에 담겨있다. 수많은 반복, 수행과도 같은 그 과정이 만들어낸 화폭에서 무질서, 압박, 권위는 찾을 수 없다. 자유롭지만 치우치거나 과하지 않은 균형과 조화, 수만 번의 붓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여백과 비움, 그리고 두꺼움과는 다른 깊이다. 수행자란 어떤 존재이며 세상에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듯하다.
박영택 미술평론가는 색, 선, 면의 다양한 변주를 읽어내는 즐거움을 강조한다.
“선이 올라가고 색채가 칠해지고 그로 인해 바탕 면(흰색)이 슬쩍슬쩍 드러나면서 화면은 미묘한 층을 이루고 깊이를 만들고 공기가 넘나드는 통로를 만들어준다. 선들이 만들어 놓은 자취를 좇다가도 그 사이에 남겨진 여백, 틈으로 시선이 빠지기도 한다. 몇 겹의 층을 만들어놓은 화면은 결코 납작한 즉물적 표현이 아니다. 생성적이고 활력적인 화면, 더없이 고요하면서도 미묘한 파동에 의해 예민해진 화면, 감각적인 선과 단속적인 붓질이 남긴 매력적인 화면이다.”
무엇을 보든 그것은 관객의 몫이자 자유다. 무수히 많은 점, 수없이 반복되는 선으로 보는 이가 있을 것이고 하나의 공간, 조화로운 질서로 보는 이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조형을 벗어나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작품들은 법관 스님이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 세계의 확장과도 일치한다. 그 속에 무엇을 담든, 무엇이 들어오든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고 품어주는 여유. 수행자의 넉넉한 품과도 잘 어울리는 화폭이다. 02)739-1998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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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만난 민화, 따뜻한 변신
남수연 기자
2016.04.25
▲ 박현숙 작 ‘소풍’.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5월2일까지 박현숙 개인전 ‘민화를 보는 즐거움, 樂’ 전이 열린다.
동국대 미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작가 박현숙씨는 이번 전시에서 민화와의 만남을 통한 불교미술의 창의적 해석을 선보인다. 기복과 장수, 해학과 풍자로 표현되는 민화는 예부터 혼인 등 중요한 의식을 비롯해 정월 초하루와 같이 특별한 날 잡스러운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의 상징으로 일상 속에 애용돼 왔다. 특히 이러한 민간의 풍습은 불교에도 수용돼 사찰의 산신각을 비롯한 전각과 사찰벽화 등에서도 쉽게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화에 가미된 불교적 요소를 만나볼 수 있다. 민화의 강렬한 채색과 화면 구성에 덧붙여진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불교민속의 새로운 장르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특히 민화에서는 드물게 천연염료를 도입함으로써 전통과 창작의 조화와 발전에 관해 스스로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시기간 동안 법련사 입구에는 민화 체험 부스가 설치돼 민화를 매개로 한 관객과의 대화가 시도된다. 작가는 일본 교토공예관 초대전, 한국가구박물관 초대전, 청와대 사랑채 전, 중국 하남대학교 예술대학 한국민화 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가회박물관 연구원과 한국민화학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민화실기 및 이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02)733-5322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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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아올린 영롱한 법사리 향연
남수연 기자
2016.04.25
▲ 행오 스님 작 ‘육바라밀’.
‘켜켜이 쌓아올린 발원, 그 장엄 공덕의 세계 사경’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회원전에서는 허유지 회장과 김경호 명예회장을 포함해 32명 작가들의 작품 8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전통사경을 계승한 권자본, 절첩본, 선장본 등 전통형식의 작품들과 현대사경의 창작품들이 한자리에 전시된다. 특히 묵서, 금니, 은니, 경면주사 등 전통 재료로 서사한 작품들을 통해 사경의 다양한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김경호 명예회장은 회원전 개최를 축하하는 부대행사로 5월13일 오후 4시부터 인사동 미술세계아카데미 강의실에서 ‘한국 전통사경의 세계사적 의의와 가치’를 주제로 특강을 연다. 특강과 함께 한국전통금사경의 제작법에 대한 설명과 시연회도 열릴 예정이어서 사경에 대해 배우고 감상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열리는 정향자 개인전 ‘감지금니 장엄사경’은 화려한 불교문화의 정수였던 고려 감지금니사경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 정향자 사경作 ‘관세음보살득남다라니’.
“찬란했던 고려 감지금니사경 전통은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과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단절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고려 감지금니사경의 전통 복원은 문화재보존수복의 일환이며,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사경의 계승과 재창조에 이정표를 제시하고 후학들에게 가교역할이 될 이번 전시에서는 46점의 감지금니 사경작품이 전시된다. 02)730-5454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41호 / 2016년 4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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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중흥조’ 가르침 무대에서 본다
허정철 기자
2016.04.25
세계적인 연극인 강만홍 대표
직접 극본, 연출, 주연한 작품
인간의 내면에서 울리는 자아
‘일탈의 문’ 여는 과정을 표현
“대중에게 스님 깨침의 본모습
느끼게 해주고 싶은 바람 담아”
한국불교 중흥의 기초를 놓은 경허스님을 주제로 한 연극 ‘경허’가 오는 5월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올려 진다. 사진은 지난 20일 개막에 앞서 진행된 프레스 콜에서 강만홍 극단 달판춤 대표 등 출연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구한말 쇠락한 선풍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한국불교 중흥의 기초를 놓은 경허스님(1849~1912). 수월, 혜월, 만공, 한암스님 등의 선승을 길러낸 한국불교의 큰 스승이기도 한 경허스님을 주제로 한 특별한 연극이 무대에 올려져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즈가 극찬한 세계적인 연극인 강만홍 극단 달판춤 대표(서울예대 교수)가 오는 5월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연극 ‘경허’를 공연한다. 경허연구소가 주최하고 극단 까망이 주관, 덕숭총림 수덕사가 후원하는 이번 작품은 지난 2008년 뉴욕 맨하탄 라마마 극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길 없는 길’(The Pathless Path)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경허스님의 발자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강 대표가 지난 2012년 ‘아름다운 영혼’ 이후 4년 만에 직접 극본을 쓴 창작신작으로 연출과 안무는 물론 배우로서 무대에 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경허스님은 “고삐 뚫을 구멍이 없다”는 그 한마디에 크게 깨우치고, 그 어디에도 걸림 없는 무애행을 실천했다. 한국불교 선맥의 최고봉으로 온 몸으로 중생의 바다에 뛰어들어 전염병 환자도 끌어안으며 유불선을 넘나든 큰 어른이다. 강 대표는 경허스님의 일대기를 공연한 이유에 대해 “경허선사가 이 땅에 몸을 둔 시대는 암울했던 일제치하 시절이었다”면서 “그 어려운 시기에도 큰 깨우침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고 가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스님에 대해 공부했으며, 이 대본은 20여 년 전에 써놨던 것”이라며 “스님의 일대기는 범세계적이고 범종교적이고, 종교 안에만 갇혀있지 않은 만큼 어느 시대보다도 지금 시대에 스님이 세상에 남겨준 것은 모두의 축복”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에서 울리는 자아와 틀을 깨고 일탈의 문을 여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퍼포먼스를 다양한 음악과 미장센이 어우러진 ‘세미 넌버벌’ 형식으로 꾸며 관객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홍현지 총감독은 “경허선사의 궤적 없는 에피소드와 가르침 없는 화두를 통해 말 없음의 소식을 오묘함의 몸짓과 소리로 그려내고자 했다”면서 “이 작은 울림을 통해 위대한 경허선사의 깨우침의 본모습을 대중에게 큰 울림으로 느끼게 해주고자 하는 제작진의 바람을 작품에 담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내레이션을 맡은 가평 불광사 주지 성웅스님과 배우 이란아, 김지애 씨 등 총 15명의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앙상블과 퍼포먼스는 90여분의 공연시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강 대표와 서울예대 영화과 동문인 성웅스님은 졸업 후 1987년까지 충무로에서 활동한 배우 출신이다. 1990년대 중반 제16교구본사 고운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영화계를 떠난 후 30여 년 만에 무대에 다시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강 대표와 함께 대학 재학시절부터 불교계 큰 어른인 경허스님에 대한 작품을 구상했고, 이제야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스님 역할을 맡은 배우 민우기, 양승일, 박민수 씨는 이번 무대를 위해 삭발까지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박민수 씨는 “이 작품을 통해 불교를 처음 접했다”면서 “그래서 ‘경허선사’라는 고승의 작품에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삭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연극 ‘경허’는 공연기간 동안 평일 오후8시, 토요일 오후3·6시, 일요일 오후3시에 각각 만나볼 수 있다.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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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현대 망라하는 불교 ‘춤판’
허정철 기자
2016.04.25
제1회 불교무용대전에 참가한 단체의 공연모습. 전통과 현대무용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불교사상을 재조명하는 ‘제2회 불교무용대전’이 오는 6월10일부터 7월3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서울 대학로 성균소극장 2관 스튜디오 SK에서 펼쳐진다.
이번 무용대전은 불교예술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불교를 소재로 한 예술창작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주최하고 주식회사 구슬주머니가 주관한 가운데 열리는 올해 대전은 지난해보다 대회 위상을 높이고 시상규모를 키워 보다 많은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불교를 소재로 한 무용작품을 선보이는 예술인과 단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통(10분 이상 단독 또는 합동작품)과 창작(10분 이내 불교 관련 모든 전통춤) 두 분야로 진행되며 ‘승무’, ‘사찰 학춤’ 등 불교 전통춤을 비롯해 현대무용, 발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의 춤이 대상이 된다.
대전에 공모하려면 참가신청서, 공연계획서, 출연자 및 스텝 명단, 작품사진 및 프로필, 동일 공연 비디오 자료 등을 오는 29일까지 이메일(factory2013@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심사를 거쳐 대상인 조계종 총무원장상, 최우수작품상인 사단법인 한국춤예술센터장상, 인기상 등을 시상한다. 우수작에 대해서는 향후 불교문화축제, 사찰공연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6월14일 오후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무용대전의 시작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념세미나도 열린다.
총무원 문화부 관계자는 “불교무용대전은 전국에 흩어져서 개인적 원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불교무용의 창작열을 고무하고 집결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불교예술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처음 열린 불교무용대전에는 대상을 수상한 불교의 상례절차를 소재로 한 이화석 전북대 교수의 ‘다비’ 등 10개 단체가 참여해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 한암서 비롯된 禪門, 한국불교 이끌다 신성민 기자 2016.04.23 한암 스님은 정법안장 갖춘 선승‘삼교회통’ 탄허 스님 출가에 영향보문선사 생애 첫 조명 논문 발표한암·탄허·만화 등 선지식 조명해 한국불교 근현대 선지식인 한암 스님에서 비롯된 오대산 한암선문의 위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불교학회(회장 권탄준)는 4월 22일 서울 봉은사 보우당에서 ‘한국불교 전통의 계승과 한암선문’을 주제로 춘계 학술대회를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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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부산대 교수 원효학술상 대상 선정
신성민 기자
2016.04.22
이재성 부산대 영문과 교수가 제7회 원효학술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재)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김규칠) 원효학술상운영위원회는 4월 21일 종합 심사회의를 제7회 원효학술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했다. 교수부문 대상에는 이재성 부산대 영문과 교수의 영문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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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500호 기념세미나-
이현아빠
2016.04.22
월간 <불광> 500호 기념세미나에 초대합니다.일시: 4월 27일 수요일 오후 2시~6시장소: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
- “염불, 내 자신 아미타불과 일치시켜 줘” 김주일 기자 2016.04.22 〈불설아미타경〉, 무문자 설경이 특징33개로 나눠 구절에 담긴 내용 해설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냈고, 현재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혜총 스님(부산 감로사 주지·사진)은 자운 율사를 40여 년간 시봉했다. 혜총 스님은 스승이 매일 아미타불 종자 진언을 1만 독하고, 스스로를 상참괴승(常慙愧僧)이라 칭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