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끝풍경이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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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정신없이 부대끼다 보면 고요하고 여유로운 공간과 시간이 절실해지는 때가 온다. 그럴 때 많은 이들은 절에서의 하룻밤을 꿈꾼다. 수많은 계절이 지나도 변치 않고 언제든 고향 가는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장소임과 동시에 ‘고요’와 ‘휴식’의 의미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 계절이 바뀌면 계절이 바뀌는 대로, 자세히 살펴보면 볼수록 그 매력이 다양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그곳에서 배종훈 저자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사찰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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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1부 ‘부처님을 닮은 그곳’은 저자의 시선으로 보고 담은 절의 소박하고도 정감 있는 풍경을 성실하게 기록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사찰을 향해 가는 길에서 느낄 수 있는 계절마다의 아름다움, 처마 밑에 매달린 풍경이나 오래된 석물과 빛이 바랜 탱화, 절 마당에 자리 잡은 무영탑 하나, 소박한 문구가 새겨진 돌기둥 등 절 곳곳에서 발견한 것들, 그리고 절이 자리 잡은 곳 주변의 자연 풍광까지 “부처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들로 가득하다.
2부 ‘처마 끝 풍경이 내게 물었다’에서는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그 모든 것들에 소란한 마음을 비춰보는 사색적인 글들을 모았다. 절에서 마주한 풍경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결국 자신의 마음 안으로 향한다. 한구석에 자리한 불확실성, 불안감, 크고 작은 슬픔들, 휴식에 대한 갈망 등 다양한 모습들로 제각기 쌓인 마음을 풍경에 비춰보며 그는 점점 그 특별할 것 없는 풍경들에 마음의 온기를 느낀다. 자신이 일상에서 그토록 아파하고 조급해했던 문제들에서 잠시 떨어져 그것을 바라보며 잠시라도 ‘작은 나’가 아닌 ‘큰 나’가 되어보기도, 무너져도 다시 쌓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 책은 그가 바라보고 기록한 절의 풍광과 비슷하다. 특별할 것 없이 비슷비슷한 절의 모습들에서 특별함을 발견한 그처럼, 독자들은 그의 글과 그림을 감상하며 점점 일상의 시간과는 다른 속도로 흘러가는 절만의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온통 소란한 것들로 가득차 있는 일상에 조금의 위안을 얻고 싶거나 작더라도 아주 조그만 틈이 필요한 모든 독자들에게 〈처마 끝 풍경이 내게 물었다〉는 느린 듯 밀도 높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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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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