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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부디즘

시절인연(時節因緣). 저자는 자신이 불교와 인공지능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이렇게 지칭한다. 해인사승가대학 학인 시절, 저자는 문득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을까?”라는 소박한 질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변혁이 진행되는 와중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덮친 ‘이중 충격(Double shock)’의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은 자신의 삶과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겠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깊게 스며들어 있다. “붓다는 열반 직전 제자들에게 마지막 남긴 유훈에서, 세상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니 게으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할 것을 당부”하신 바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의 시대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의 토대를 마련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인공지능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은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다양한 변화의 모습에 대해 산에 사는 수행자가 생각하는 인간의 마음을 다룬 이야기”이자 “데이터 기술로 모든 것이 대체될 수 있는 세상”에서 인간 생명이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생존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사유를 함께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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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인공지능(AI)’을 떠올리면 모든 기능을 갖춘 완벽한 시스템이 연상된다. 그와 동시에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인간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 안에는 기계적 요소가 전혀 없는가’를 되묻는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최종적으로 하나의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말이다. 이러한 질문에 관한 사유, 혹은 고찰은 ‘AI 부디즘’이라는 하나의 주제어로 압축되었다. 인공지능과 불교. 이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인지 의문을 품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개념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사유”라는 공통 기반을 나눠가지고 있다. 이 점은 ‘인간 대 기계’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 서로에게 새로운 영감과 통찰을 줄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과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이렇게 저자는 불교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고, 또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시선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1부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나요?’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변화들, 그리고 놀라운 기술의 발달로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언젠가 인공지능에게 던지게 될 질문”들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뿐 아니라 유전자 편집 기술을 비롯한 생명공학 기술 등 현대의 첨단 기술이 불러올 영향과 논란, 윤리적 문제 등을 예로 들며 갈수록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과학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묻고, 이러한 변화가 “괴물이 될지 관세음보살의 화신을 만들어낼지는 결국 인간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2부 ‘디지털 자아, 나는 무엇인가’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이라고 불리는 ‘메타버스(Metaverse)’이다. 현실과 가상의 공간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이 기술은 “원본으로 간주되는 현실 세계의 아우라(Aura)를 깨뜨리고 그 실재성에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동시에, 결국 가상 세계이든 현실 세계이든 어떠한 상(相)에 머물거나 그 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마음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낼 것인지를 질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3부 ‘인공지능에 길을 묻다’는 의료 인공지능, 나노 기술, 사물인터넷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 인공지능에 바탕을 둔 기술의 범위와 무한한 가능성이 소개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불교와 어떤 방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지, 불교는 지금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의존한다는 “연기(緣起)의 도리”를 바탕으로 저자는 “보다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개발하는 인공지능의 혁신 기술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질문, 또한 ‘AI 시대’에서 승가 교육은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식을 제안한다.

결국은 인간의 마음이자 사유이다

‘AI 부디즘’이라는 하나의 주제어를 통해 독자들은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라는 두 가지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다가오는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결국 우리의 마음”에 달렸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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